“사람을 살리는 일, 그게 제 하루입니다”
응급실 간호사 17년 차 김수진 씨, 생과 사의 경계에서 ‘따뜻한 손’이 되다
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17년째 근무 중인 간호사 김수진(45) 씨가 “환자에게 익숙해지면 안 된다”며 매 순간 긴장을 놓지 않는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새벽 4시, 병원 복도에는 여전히 불이 켜져 있다. 김 씨는 이 시간에도 응급실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처음엔 무서웠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매일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두려웠다”고 회상했다.
17년이 지난 지금, 그는 병원에서 ‘베테랑’으로 불린다. 하지만 여전히 환자 한 명 한 명 앞에서 긴장한다고 했다. 김 씨는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에겐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날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근무 5년 차 되던 해, 극심한 번아웃으로 석 달간 휴직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한 환자가 보낸 손편지 덕분이었다.
“‘선생님 손이 따뜻해서 덜 무서웠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 한 줄이 저를 다시 이 자리로 데려왔다.”
김 씨는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저 오늘도 누군가의 가장 힘든 순간 곁에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비전뉴스 | 이하은 기자 | 2025.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