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보내고, 비로소 아버지를 알았습니다”
고인을 추억하는 방식이 남겨진 이들을 치유한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지 1년. 회사원 정민호(38) 씨는 “살아생전 나누지 못한 대화를 이제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정 씨의 아버지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투병 기간은 6개월. 짧은 시간이었다.
“병원에서 ‘준비하시라’는 말을 들었을 때, 멍했어요. 무슨 준비를 하라는 건지.”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슬픔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저녁 식사 중에 문득 눈물이 났다.
정 씨는 상담사의 권유로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줄도 쓰기 어려웠다. 지금은 매주 한 통씩 쓴다.
“쓰다 보니 몰랐던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아버지가 왜 그렇게 말없이 사셨는지, 왜 새벽마다 일어나셨는지.”
그는 요즘 아버지의 오래된 수첩을 펼쳐본다. 가족 생일, 병원 예약, 자녀 학비 납부일. 빼곡히 적힌 메모가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살아계실 때 한 번도 고맙다고 못 했어요. 이제야 말합니다. 아버지, 감사했습니다.”
기자명: 김서연
작성일: 2025.01.06